
광주광역시 2013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 공연에서 어린이들이 체게바라 티셔츠를 입고 공연하는 모습
일단 광주 보훈처장이 "대한민국의 광복절 행사에 공산주의자 체게바라는 부적절하지 않느냐?"라고 공연 현장에서 먼저 지적했고, 강운태 광주 시장 역시 "보훈처장의 지적이 옳다"고 하여 학생들에게 공산주의 혁명가 체게바라 티셔츠를 입도록 한 공연의 지휘자에 대한 징계를 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지난 6월 다른 공연시 사용했던 검은색 티셔츠를 다시 입었을 뿐인, 단순한 해프닝'이고 '지휘자 개인의 잘못'일 뿐이라는 광주시의 해명은 전혀 납득하지 못할 수준의 것은 아닌 걸로 생각된다.
그런데 대체 '지난 6월 광주시의 다른 공연'은 무슨 공연이었길래 '체게바라 티셔츠'가 사용되었어야 했던 걸까?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이라는 해명을 납득하고 나니, 오히려 이 부분이 더 궁금하다.
물론 체게바라는 그 일생이 헐리우드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고 좌파 진영에선 가장 인기 있고 대표적인 투쟁의 아이콘으로 사용되는 인물이다. 그의 어록은 운동권의 대자보나 플래카드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체게바라 평전>은 한국의 베스트셀러에도 한동안(지금도 많은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찾는다)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가슴 속에 이뤄지지 못할 꿈을 안은 채 미제와 독재정권으로부터 핍박받는 민중들의 해방을 쟁취하고 민중이 원하던 자유를 부여했던 인물인가'에 대해선 매우 부정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고, 오히려 쿠바가 혁명되기 이전보다 더욱 민중의 삶은 피폐해졌으며 독재자가 이름만 바뀐 것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는데 기여한 이른바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자부하는 광주에서 굳이 이 '선전이 잘 되었을 뿐인 혁명가 아닌 혁명가'가 그려진 옷을 입고 공연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는 쿠바 혁명이후 토지의 매매를 금지시키고 토지로부터 나오는 이익 역시 모두 국가에 귀속되도록 함으로써 농민들의 자유와 재산권을 박탈했다. 마치 이름만 개혁이고 그 실상은 국가가 지주로 바뀐 것일 뿐인 '개혁 아닌 개혁'이었던 북한의 토지개혁과 흡사하다(참고할 포스팅: 북한의 토지개혁과 남한의 토지개혁 http://navymagix.egloos.com/1288494). 자유와 재산권이 박탈된 농민들은 더욱 가난에 허덕였고, 아이러니하게도 쿠바 혁명 이전보다 '미제'에 대한 식량의존도는 훨씬 높아졌다.
이 뿐이면 다행이지 '지난 정권 세력 숙청 및 새 정권 반대 세력에 대한 숙청'을 진두지휘한 것 역시 체게바라다. 그는 재판절차도 없이 반대 세력을 숙청했고(나중에 인민공개재판을 실시하긴 하지만 이 역시 명목상의 것이어서 재판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동성애자들은 물론 지난 정권 세력이나 새로운 정권 반대 세력과는 무관한 사람들, 여성/어린아이들까지 마구 잡아들여 숙청했는데 그 수가 무려 만 사천명을 넘는다. 혁명 이전의 바티스타 독재 정권보다 더 악랄한 반대세력 숙청을 자행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일본제국주의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과 자유를 얻은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새로운 독재'와 '새로운 억압'을 가져온 무늬만 혁명가 체게바라를 등장시킬 이유는 전혀 없으며,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긴다고 그 어느 곳보다 특별히 자부하는 고장에서 그를 기릴 이유 또한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 문제의 6월 행사가 민중을 억압하고 자유를 빼앗은 체게바라를 조롱하고 비판하는 행사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덧글
후빨하는 이 나라도 멘탈이 보통은 아닌 듯 'ㅅ'
2. 게다가 쿠바외에선 그저...
+.
쿠바 공산주의 독재체제의 성적소수자들 탄압은 상당히 가혹하였습니다. 이를 주제로 활용한 예술작품들도 존재합니다.
http://www.leesangdon.com/bbs/board.php?bo_table=bookworld&wr_id=55&page=5